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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승용차 LPG 허용, 뜨거운 감자 논란
사용 여부 두고 업계 입장 제각각
경승용차에 LPG를 쓰도록 하는 방안을 두고 업계마다, 업체마다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들이 내세우는 주장은 자신들의 이익만 고려했을 뿐 소비자는 안중에도 없어 씁쓸함을 남기고 있다.
경승용차에 LPG 연료 사용을 허가하는 방안은 산업자원부가 추진했다. 이는 단순히 LPG 사용량을 늘리자는 차원의 연구가 아닌, 국내 경차보급 활성화 방안으로 검토했다. 산업연구원 연구결과 경승용차에 휘발유나 경유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LPG 사용을 허가하면 경승용차의 보급이 크게 늘어 결과적으로 국가 에너지절약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 이에 따라 올해 내로 액화석유가스의안전및사업관리법 시행규칙을 개정, 이 같은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정유업계, "경승용차 LPG 연료 사용 안돼" 이 방침이 발표되자 정유업계가 발끈하고 나섰다. 정유업계는 휘발유와 경유가 남는 상황에서 LPG 사용을 늘리려는 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산자부를 강하게 압박했다. 특히 정유업계는 LPG 연료가 경제성과 환경성,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들어 적극 반대 입장을 취했다.
대한석유협회 주정빈 부장은 “LPG는 연료효율이 낮아 경제성이 없다”며 “질소산화물과 이산화탄소도 휘발유보다 적게 나온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승용차 자체의 공간이 좁아 LPG 연료통을 부착할 경우 안전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쉽게 보면 휘발유나 경유, LPG 모두 세금을 제외할 경우 비슷한 공장도가격이지만 효율성을 따지면 LPG 효율이 가장 뒤지고, 친환경성도 입증되지 않아 허용에 반대하는 셈이다.
또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LPG는 대부분 완제품을 수입하지만 휘발유나 경유는 원유를 들여와 정제, 고용창출이나 기타 산업발전에 큰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물론 정유업계의 반대 주장 이면에는 LPG 경승용차 허용에 따른 휘발유와 경유의 수요 감소 우려가 숨어 있다. LPG 경승용차가 늘어 LPG 사용량이 증가하는 만큼 휘발유와 경유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어서다. 이런 이유로 정유업계는 차라리 경유를 쓰는 경차의 등장이 더 낫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에 반해 LPG 업계는 경승용차의 LPG 연료 사용을 적극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다.
LPG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선택권을 다양화한다는 측면에서 경승용차에 LPG 연료 사용을 허가하자는 것이지 휘발유차를 없애자는 게 아니다”며 “경승용차는 경제성이 중요한 만큼 LPG 연료 사용을 허가하면 경제성이 극대화 돼 국내 경차 보급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물론 LPG 수요 확대에 따른 이익증대가 목적임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열쇠는 자동차회사가 쥐고 있어 정유업계와 LPG업계가 팽팽히 맞서고 있으나 경승용차의 LPG 사용에 대한 실질적인 열쇠는 자동차회사가 쥐고 있다. 산자부 방안이 시행돼도 자동차회사가 LPG용 경승용차를 만들어내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어서다. 그러나 완성차업체 또한 애매한 입장이다. 경승용차를 생산하는 기아자동차와 GM대우자동차는 우선 내년까지 LPG 경승용차를 개발, 시중에 내놓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표면적인 이유는 애초 설계 때부터 LPG 엔진 탑재를 고려하지 않아 LPG 연료통의 장착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지만 실질적인 이유는 수익성에서 찾을 수 있다.
올해 7월부터 LPG 승용차의 배출가스 기준이 휘발유차와 동일해져 배출가스 기준을 맞추려면 상당한 비용부담이 불가피하다. 즉 7월부터 강화되는 LPG 승용차의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시키려면 과거와 달리 연료 직분사(LPLi) 방식의 엔진을 써야 하므로 같은 배기량의 LPG 승용차가 휘발유차 대비 가격이 비싸진다. 결국 휘발유차 대비 비싼 LPG차 수요가 적을 것인 데다, LPG차로 수요가 몰릴 경우 소형차 판매가 위축된다면 차라리 LPG 경승용차를 판매하지 않는 게 회사로선 더 유리하다.
이와는 달리 시장확대 측면에선 경승용차에 LPG 엔진 탑재를 고려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내년 1월부터 기아의 1,000cc급 모닝이 경승용차로 편입됨에 따라 경차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기아 입장에선 충분히 LPG 모닝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것. 실제 지난 4월까지 모닝은 7,988대가 판매된 반면 GM대우 마티즈Ⅱ는 1만8,908대가 팔렸다. 마티즈Ⅱ를 잡아야 하는 기아 입장에선 전략적으로 모닝에 LPG 엔진을 얹어 소비자를 모닝으로 끌어들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경차보급 활성화 방안의 연구를 담당했던 산업연구원 전재완 연구원은 “자동차회사들이 LPG 경승용차 개발을 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안하는 것”이라며 “과거 경승용차에 이미 LPG 엔진을 적용한 경험이 있다는 점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즉 “LPG 경승용차의 개발 및 판매 여부는 자동차회사가 전략적으로 판단할 일이지만 가격이 비싸진다는 점은 소비자들이 받아들여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LPG 연료의 경승용차 사용을 허용, 자동차회사의 경쟁을 유도하는 동시에 소비자들의 선택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소비자, "LPG 경승용차 허용해야" 소비자들은 경승용차의 LPG 연료 사용에 찬성하고 있다.
자동차동호회연합 이동진 대표는 “LPG엔진 경승용차가 휘발유엔진차보다 비싸도 장거리 운전자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라며 “경유승용차가 휘발유차 대비 가격이 비싸지만 사용자의 용도에 따라 선택이 가능한 것처럼 경승용차도 그렇게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당장 LPG 연료 사용이 허용돼도 자동차회사가 만들지 않으면 그만인데, 이를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자동차회사는 수요가 있다고 판단하면 LPG엔진 경승용차를 내놓을 것이고, 소비자들은 자신의 이익에 맞춰 연료별 자동차를 고르면 될 일”이라고 덧붙였다.
쉽게 보면 자동차회사가 판매를 위한 개발 여부를 떠나 연료는 소비자 선택에 맡길 사안이라는 것. 경승용차의 LPG 사용 허용에 대한 입장은 업계마다 그리고 업체마다 제각각이지만 기본적으로 허용을 반대해서는 안된다는 게 소비자들의 바람이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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