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머니가 가벼워지면서 재생부품을 찾는 운전자들이 늘고 있다. 반면 재생부품에 대해 의혹의 눈길을 보내며 순정부품을 고집하는 운전자도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에 따르면 조향계통 일부(조향기어·기구)와 제동장치 일부(마스터 실린더 및 배력장치)를 제외하고 자동차 부품의 재활용은 허용되고 있다. 그러나 '중고는 왠지'라는 선입견으로 재활용이 생각만큼 활성화되지는 않고 있다.
중고품에 대한 소비자의 편견은 일차적으로 정비업소에 대한 오랜 불신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 정비업소는 자동차 고장 수리시 점검·정비내역을 기재해 의무적으로 소비자에게 알려야 한다. 수리에 사용된 부품에 따라 신부품(A), 기타 신부품(B), 중고재생품(C)과 같이 구분해 기재토록 하고 있다. 실제 이러한 규정은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불신을 조장하고 재생품 사용에 큰 걸림돌이 된다.
자동차를 잘 아는 운전자 중에도 중고 또는 재생품은 대부분 폐차장에서 나오는 것이라 신뢰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폐차라고 모든 부속이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폐차에서도 멀쩡한 부품은 있게 마련이다. 오히려 오래된 차의 부품은 시중에서 구하기 힘들다. 폐차장에서 쓸 만한 것을 찾아 거저 얻거나 신품 값의 5~10%만 주고 사용하는 알뜰 운전자도 적지 않다.
실례로 발전기와 등속조인트의 재생품 가격은 3만~4만원선에 불과하다. 공임을 고려해도 신품 값의 30~40%만 들이면 수리할 수 있다. 주차장에 세워둔 차의 범퍼를 누군가 손상시키고 도주했을 때 새 범퍼로 교환하려면 최소한 20만~30만원이 필요하다. 반면 재생품은 불과 10만원 내외로 해결할 수 있다.
재생품의 품질도 점차 좋아지고 있다. 일부 재생업체는 손해배상보험에 가입해 최대 1억원의 배상을 보장한다. 부품 장착 후 1년 또는 주행거리 2만㎞ 이내에 발생하는 하자에 대해 보증을 해주는 등 과거처럼 팔고 나면 그만이라는 판매행태를 벗어나고 있다.
재생품을 사용할 때는 가급적 단골업소를 이용해야 한다. 요즘처럼 정비업소의 경쟁이 치열한 때는 단골 고객까지 속이는 업소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대부분 단골 업소는 생활 반경 내에 위치한 만큼 이용하기 편리하다.
물론 아무리 재생품이 좋아졌고 믿을 만하더라도 안전과 직결된 부품은 사용하지 않는 게 현명하다. 예를 들면 연료·제동·조향장치, 안전벨트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그러나 이들 부품을 제외한 단순 기능성 부품이나 외관품은 재활용품을 사용하는 게 개인적 절약은 물론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유리한 선택이다.
이미 일반화된 자동변속기를 비롯해 재활용률이 높은 발전기나 시동모터 등은 적극 권장할 만하다. 발전기나 시동모터는 제품 하자를 초기에 쉽게 발견할 수 있어 사후 서비스를 받기도 쉽다.
재생품을 사용하면 차량 유지비 부담이 크게 경감된다. 기름값 1원조차 아까운 고유가 시대에 수십만원을 아낄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은 절약은 없다. 성능은 물론 외관도 새 부품과 차이가 나지 않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인 셈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말이 있다. 거꾸로 하면 '헌 술은 헌 부대에 담으라'는 논리도 성립된다. 중고차에 굳이 새 부품만 고집하겠는가? '중고차에는 중고부품이 낫다'는 말도 일리가 있는 것이다.
제공 = 2006.1.05 영남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