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고급승용차를 잇따라 출시하면서 국내외에서 차종별 포지셔닝과 가격책정에 적잖은 애를 먹고 있다. 이달 초 출시한 제네시스는 준대형급 그랜저TG와 최상위급 에쿠스와의 중간그레이드에 위치시켰다. 굳이 그레이드를 따지자면 지난 2004년 단종된 다이너스티급에 속한다. 때문에 국내시장에서는 2천500만원에서 3천만원대인 그랜저TG와 4천600만원에서 6천만원대(JS330기준)인 에쿠스의 중간에 포지셔닝시켰다. 3개 차종 모두 공통적으로 3.3람다엔진이 장착됐는데 가격대로 보면 그랜저TG L330 TOP모델이 3천577만원, 제네시스 최하위 모델인 BH330 그랜드가 4천50만원, 에쿠스 JS330고급형이 4천589만원으로 각 모델별로 473만원과 539만원이 차이가 나도록 절묘하게 정렬을 시켰다. 하지만 현대차는 사양까지 제대로 정렬시키는데까지는 미처 신경쓰지 못했다.
같은 3.3람다엔진이 장착된 제네시스 BH330그랜드와 하위 그레이드인 그랜저TG L330TOP모델의 사양을 비교해 보면 제네시스가 그랜저TG보다 사양이 훨씬 빈약하다.
그랜저 TG 최고급 모델인 L330 TOP 모델에 기본사양으로 장착돼 있는 후방주차보조시스템과 HID 헤드램프, ECM 아웃사이드 미러, 우드그레인 스티어링 휠, 프런트 도어 발수글래스, 후석 열선시트가 제네시스 기본모델인 BH330 그랜드에는 아예 빠져 있다.
ECM 아웃사이드 미러와 주차보조시스템, 우드그레인 스티어링 휠, 프런트 도어 발수글래스는 구입가격이 4천420만원인 럭셔리모델에야 기본사양으로 적용된다.
특히, 대부분의 수입차에 기본적으로 적용되는 HID 헤드램프는 이보다 윗 그레이드인 4천920만원짜리 프라임 팩 모델에 가서야 찾아 볼 수가 있다.
제네시스 BH330 그랜드가 그랜저TG TOP모델보다 우수한 사양은 일본 아이신AW사의 후륜6단자동변속기(그랜저TG는 국산 5단자동변속기)와 전기유압식 파워스티어링 휠, 진폭감응형 댐퍼, 오르간 타입의 가속페달, 오토 디포깅 시스템, 전자식 에어블레이드 와이퍼, 블루투스 핸즈프리, AUX 및 USB iPOD 단자 등이다.
그랜저TG TOP모델에는 고급사양들이 기본사양으로 적용된 반면, 제네시스에는 가치가 낮은 사양들이 주로 적용된 것이다.
하지만 시판가격은 그랜저TG TOP모델의 3천577만원보다 제네시스 BH330 그랜드 모델이 473만원이나 비싸다.
오래전에 출시된 에쿠스 JS330에는 현대차가 자체생산한 5단자동변속기가 탑재돼 있는 등 사양면에서 제네시스나 그랜저TG TOP모델보다 훨씬 뒤진다.
현대차는 북미지역에서의 가격책정에 있어서도 곤욕을 치르고 있다.
현대차 북미법인이 지난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제네시스의 북미지역 판매가격을 3만달러(2천800만원) 이하에서 최고 6만달러(5천600만원) 사이에서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디트로이트모터쇼에 참석한 이현순 현대.기아차 연구개발총괄사장은 처음엔 3만달러대라고 했다가 경쟁모델로 지목한 BMW 5시리즈가 4만달러 중반에 판매된다는 지적이 나오자 4만달러라고 정정했다가 나중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얼버무렸다는 후문이다.
현대차가 제네시스의 북미시장 판매가격을 3만달러 이하로 발표한 것은 현재 북미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그랜저TG의 가격(3.3, 3.8 2천500만원-3천만원 사이)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출처:자동차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