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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출동 특약 보험료, 집중 해부
손해보험사들이 툭하면 긴급출동서비스 특약 보험료(서비스 가입비)를 올리고 있다. 2005년 1만원 안팎이던 특약 보험료가 3만원대를 눈 앞에 두고 있다. 2년만에 3배 정도 올랐다. 특히 2005년 1월 특약 보험료가 자동차 연식에 따라 차등화되면서 출고된 지 3년이 넘은 자동차 소유자들이 가격인상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 보험사들의 특약 보험료 인상일지와 그 원인, 대안 등을 따져봤다.
▲긴급출동 특약 보험료 인상일지(2005년~2007년 2월) 1. 2003년 11월 - 연식별 특약 보험료 차등화 시도 보험사들은 2003년 10월 자동차 연식에 따라 특약 보험료를 달리 책정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사실상 연식이 오래된 차의 특약 보험료를 올리는 데 초점을 뒀다. 삼성화재는 9,900원, 1만6,000원 두 가지이던 특약 보험료를 출고된 지 2년 이하, 3~5년, 6년 이후 등으로 나눠 9,500~1만9,400원으로 세분화했다. LG화재도 9,000원과 1만5,000원이던 보험료를 연식 5년 이하와 6년 이상으로 나눠 4가지 보험료를 책정했다. 보험료는 1만~1만6,500원 수준. 그러나 연식별 특약 보험료 차등화는 2004년말까지 적용되지 않았다. 2002년 10월 공정거래위원회가 긴급출동서비스 유료화는 담합이라고 결정한 데 대해 보험사들이 반발, 소송이 진행중이었던 게 보험사에 부담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보험사들은 지난 90년대 중반부터 가입자 유치를 위해 무료 긴급출동서비스를 도입했다. 서비스 운영부담이 점차 늘자 지난 97년 11월 사장단 회의를 열어 98년 1월1일부터 긴급견인 등 5개 주요 서비스를 제외한 오일보충, 엔진과열 응급조치 등 기타 응급조치 서비스를 전면 폐지했다. 2000년 11월부터는 5개 주요 서비스까지 차례로 없앤 뒤 2001년 상반기부터 특약으로 만들어 유료화했다.
2. 2005년 1월 - 연식별 특약 보험료 차등화 시행 연식별 특약 보험료 차등화는 2005년 1월부터 본격 적용됐다. 이에 따라 출고된 지 3년 이상 된 자동차 소유자가 내야하는 특약 보험료를 종전보다 2배 이상 오르기 시작했다. 삼성화재는 저가형(9,900원)과 고가형(1만6,300원)으로 나눴던 서비스를 각각 차령 2년 이하, 5년 이하, 6년 이상으로 세분화해 최고 2만4,700원을 받았다. LG화재도 저가형(1만원), 고가형(1만4,000원)으로 구분했던 서비스를 차령 5년 이하와 6년 이상으로 나눠 최고 2만3,000원을 책정했다. 대한화재의 경우 신차와 중고차로 구분한 뒤 중고차에는 최고 1만9,600원을 부과했다. 다른 보험사들도 잇따라 비슷한 수준으로 특약 보험료를 올렸다.
3. 2006년 4~9월 - 차등화 가속 및 이용횟수 제한 특약 보험료 연식별 차등화가 전체 보험사로 확산됐다. 특약 보험료도 더욱 인상됐고 서비스 이용조건도 강화됐다. 제일화재는 출고된 지 3~5년된 차의 특약 보험료를 1만6,900원에서 1만9,000원으로 올렸다. 또 6년 이상 항목을 신설해 2만1,300원의 보험료를 정했다. 현대해상은 긴급출동서비스 중 견인과 비상급유 서비스 이용횟수를 연간 5회로 유지하면서 하루 이용횟수는 1회로 제한했다. 또 외제차의 경우 차량 잠금장치 해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게 했고, 1~1.5t 화물차는 긴급견인 서비스 대상에서 제외했다. 동부화재는 견인거리가 40km를 넘으면 1km 초과 때마다 2,000원의 보험료를 더 받는 긴급 견인서비스 특약을 새로 만들었다. 이 특약에도 연식별 차등화가 적용돼 4년 이상된 차의 특약 보험료 인상폭은 3년 이하보다 2배 정도 높았다.
4. 2006년 12월~현재 - 특약 보험료 계속 인상 보험사들은 지난해말부터 3년 이상된 자동차의 특약 보험료를 또다시 인상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12월 1만3,200~2만5,000원이던 보험료를 연식과 차종별로 최고 2만8,600원까지 올렸다. 제일화재는 2월11일부터 연식에 따라 1~3년은 1만1,700원에서 1만900~2만9,900원으로, 4~6년은 1만9,000원에서 2만1,300~ 2만9,900원으로, 7년 이상은 2만1,300원에서 2만3,700~2만9,600원으로 올린다. 메리츠화재는 15일부터 2,000cc 중형차를 기준으로 출고된 지 2~4년은 1만8,900원에서 2만800원으로, 5년 이상은 1만8,900원에서 2만5,700원으로 인상한다. 대한화재 등 다른 보험사도 연식별로 특약 보험료를 더 세분화한 뒤 연식이 오래된 차의 보험료를 올리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보험사 - 공정거래위원회도, 법원도 두렵지 않다 대법원은 지난 1월22일 자동차보험 긴급출동서비스를 유료화한 보험사들의 행위는 담합에 해당한다고 확정 판결했다. 대법원 1부(주심 전수안 대법관)는 긴급출동서비스 폐지 및 유료화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2002년 10월 손보사들에 4,100만~7억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조치는 부당하다며 손해보험 10개사가 2002년 11월 제기한 시정명령 취소청구소송에서 최근 원고 패소한 원심을 확정했다. 보험사들은 그러나 대법원의 판결에 아랑곳하지 않고 특약 보험료 인상에 계속 뛰어들고 있다.
사실, 손보사들은 2004년 6월에도 법원 판결을 무시한 ‘전력’이 있다. 당시 서울고등법원 특별 7부는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 조치는 문제가 없다고 판결했다. 또 판결문에서 긴급출동서비스는 보험계약자에 대한 기본적인 서비스이나, 이를 유료화해 소비자 이익을 크게 침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보험사들은 법원 판결이 나온 6월에도 일제히 특약 보험료를 올렸다.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나오지 않았고, 고법의 판결도 공정위의 시정조치에 대한 정당성 여부를 가리는 것일 뿐이라는 게 그 이유였다. 보험사들의 바람(?)대로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1월에 나왔으나 보험사들은 여전히 꿈쩍조차 않고 있다.
▲ 보험사가 내세우는 인상 이유 법원 판결을 무시하면서까지 특약 보험료를 올리는 이유에 대해 보험사들은 긴급출동서비스 이용건수가 1,000만건을 돌파하는 등 이용자가 많아졌고, 이는 손해율을 악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기름값을 아끼기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비상급유를 요청하는 등 긴급출동서비스를 악용하는 운전자들이 많아진 것도 손해율이 나빠진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2005년 긴급출동 이용횟수는 1,058만7,000건으로 2004년의 867만5,000건보다 22.0% 증가했다. 이에 따라 긴급출동 대행업체에 지급된 보험금도 늘어나 2005년에는 1,994억원으로 전년 대비 21.4% 많아졌다. 금융감독원은 또 이용건수 증가에 대해 특약 보험료가 비교적 저렴한 데다 이용을 많이 해도 보험료가 할증되지 않아서라고 분석했다.
보험사들은 올해 특약 보험료 인상에 대해서도 손해율을 내세웠다. 2006년 4~12월 긴급출동서비스 손해율은 100%를 넘는다. 예정 손해율 72~73%를 훨씬 뛰어넘는 것. 이는 특약 보험료 100원을 받아 100원 이상을 보험금으로 주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긴급출동서비스는 가입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건 물론 가입자에게 자동차보험의 존재이유를 느끼게 해주는 서비스다. 단순히 손해율만으로 모든 걸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출고 3년 이상 차가 인상타깃이 된 이유 2005년부터 특약 보험료 인상현황을 보면 출고된 지 3년 이상된 자동차에 대해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계속 인상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이에 대해 출고된 지 3년이 넘으면 자동차가 고장날 가능성이 높아 긴급출동서비스 이용횟수가 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긴급출동 이용이 적은 2년 미만 차의 특약 보험료는 상대적으로 소폭 인상하거나 인하해 형평성을 맞췄다고 주장한다. 보험사들의 주장이 틀린 건 아니다. 올 2월부터 특약 보험료를 올리는 보험사만 보더라도 2년 미만 차의 특약 보험료는 인하하거나 소폭 인상에 그쳤다. 메리츠화재의 경우 출고 1년 이하는 특약 보험료가 1만2,600원으로 이전보다 6,300원 내렸다. 그린화재는 2년 이하에 대해 1만4,400원을 책정, 이전보다 700원 올리는 데 그쳤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 연식 외에도 차의 내구성, 관리상태, 운전습관 등 다양한 조건이 고장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또 차를 잘 관리해 그 동안 긴급출동서비스를 이용한 적이 없더라도 연식이 오래된 중고차를 탄다는 이유로 비싼 특약 보험료를 내야 하고, 그 것도 매년 오른다면 받아들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더구나 연식별 자동차등록현황을 보면 고장 가능성으로 특약 보험료를 차등화했다는 보험사들의 ‘순수성’에 의심이 든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분석결과 2006년말 현재 출고된 지 10년 이상된 자동차의 비중은 25.3%였다. 2000년의 5%, 2003년의 13%보다 크게 증가한 것. 국산차의 품질이 좋아진 데다 경기침체 여파로 차를 바꾸기보다는 고쳐 쓰는 운전자들이 많아진 게 그 원인이다. 반면 출고된 지 2년이 안된 자동차의 비중은 16.6%(263만8,589대)로 2000년의 22.1%(266만1,903대)보다 감소했다. 자동차문화가 성숙단계로 들어서면서 운전자들이 평소 자동차 관리를 잘하고 있어 차를 오래 타는 분위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따라서 출고 2년 이하 차의 특약 보험료를 내린 건 인상에 대한 반발을 무마하려는 성격이 짙다는 걸 알 수 있다. 또 보험사들이 긴급출동서비스를 더 이상 ‘고객 서비스’로 보지 않고 ‘돈벌이’ 수단으로 간주하기 시작했다는 걸 의미한다.
▲ 특약 보험료 차등화 대신 다른 대안은 없나 긴급출동서비스는 보험사보다는 자동차메이커가 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보험사들이 가입자 유치 경쟁을 벌이면서 이 서비스를 도입했고, 대표적인 자동차보험 서비스로 정착했으며, 이용자가 계속 늘어나 보험사의 부담이 커졌다. 보험사들은 이를 두고 “첫 단추를 잘못 끼웠으니 이제는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유료화를 위해 특약으로 만들었고, 더 나아가 특약 보험료를 계속 올리고 있다. 그러나 바로 잡는다는 방법이 특약 보험료 인상만 있는 건 아니다. 올리더라도 운전자들을 납득시킬 수 있어야 한다. 또 보험사 때문에 자동차메이커가 긴급출동서비스를 소홀히 해 소비자가 받을 수 있었던 서비스 기회를 축소시킨 책임을 져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긴급출동서비스 제공으로 소비자들에게 자동차보험의 필요성을 인식시켰고, 그로 인해 거둬들인 소비자 만족도 제고 등 무형의 이익은 까맣게 잊는 것에 불과하다.
대법원은 이에 대해 한 가지 해법을 제시했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긴급출동서비스를 악용하는 소비자들의)도덕적 해이와 같은 문제점들은 서비스 이용횟수의 제한이나 서비스 이용상황의 고객별 점검 등의 방법으로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용횟수가 많은 운전자에게는 특약 보험료를 할증하거나, 이용횟수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한 번도 이용하지 않았는데 계속 할증된 보험료를 내야 한다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 또 연식이 3년 이상됐다면 고장날 가능성은 높겠지만 관리상태 등 수많은 변수가 작용하므로 단순히 연식만으로 특약 보험료를 결정하는 건 부당하다. 따라서 특약 보험료 인상보다는 기본 특약료만 받은 뒤 실제 이용하는 가입자에게 자기부담금을 부과하는 게 타당하다는 주장도 있다.
최기성 기자 gista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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