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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 12월 10일. 도요타자동차는 하이브리드 승용차 프리우스(1500cc)를 세계 최초로 판매한다고 발표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같은 날 일본 교토에서는 세계 각국 정상들이 모여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기후변화협약(교토의정서)를 체결하고 있었다.
일본 정부와 도요타는 친환경차인 `프리우스`를 일본에 몰려든 세계 각국 정상들과 언론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이같은 치밀한 전략을 짰다.
지난 11일 청와대 본관에서도 유사한 일이 벌어졌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현대자동차의 투싼 수소연료전지차 시승식을 가졌다. 이례적으로 대통령이 직접 시승을 했으며 "자랑스럽다, 임기동안 밀어드리겠다"며 현대자동차에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지난달 16일 발효된 교토의정서로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절한 타이밍에 기업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미래차 개발경쟁은 국가 대리戰
자동차 산업에 대한 국가차원의 애정표현은 이미 새로운 뉴스가 아니다. 사실 미래차 개발은 국가의 대리전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총리 관저에서 도요타와 혼다가 개발한 연료전지차의 시승식을 가졌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도 2000년 11월 다임러벤츠의 연료전지차인 `네카 V`를 대중에게 직접 소개했다.
미래차에 대한 투자는 국가차원에서 전폭적으로 지원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은 에너지성 주관으로 프리덤카(Freedom CAR)라는 연료전지차 개발 프로젝트에 5년간 17억달러(약 2조원)를 지원하고 있다.
일본은 연료전지차 개발에 2년간 680억엔(약 7100억원), 유럽은 하이브리드카 개발에 4년간 21억 유로(2조6000억원)를 지원할 예정이다. 자동차산업 후발국인 중국도 연료전지차 개발에 5년간 10억위엔(1500억원)를 지원하고 있다.
선진국들이 이처럼 앞다퉈 미래차 개발에 직접 나서는 이유는 국가경제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는 자동산업의 미래 생존 여부가 다름아닌 미래차에 달려 있기 때무니다. 특히 2000년 이후 `환경`과 `기술`이 업계의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자동차 업계는 미래차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30년내 내연기관 자동차들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GM의 자회사인 홀덴에 따르면 오는 2010년 하이브리드차와 연료전지차의 판매비중이 각각 15%와 5%를 기록하고 가솔린차의 비중은 50%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30년에는 무공해 차량인 연료전지차가 60%까지 확대된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지원규모는 턱없이 부족하다. 정부는 연료전지차에 10년간 2890억원, 하이브리드카 개발에 7년간 1280억원 등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에 불과하다.

◇현대·기아차 고군분투
국가차원의 지원이 부실한 가운데서도 현대·기아차는 미래차 개발을 위한 전략을 나름대로 진행시켜 왔다.
현대차는 지난 95년 1회 서울모터쇼를 통해 국내 최초의 하이브리드 전기차인 FGV-1(컨셉트카)를 선보이면서 하이브리드차 시장에 진출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기간중에는 하이브리드 전기버스를 개발, 시범 운행했다. 특히 지난해 10월에는 `클릭` 하이브리드차 50대를 환경부에 공급하면서 안정적인 양산시스템을 구축했다.
`클릭` 하이브리드차(사진)는 지난 2003년부터 16개월간 106억원이 투자된 현대차의 야심작. 연비가 ℓ당 18.0km로 기존 가솔린차량에 비해 연비가 50% 정도 향상됐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현대차는 2000년 캘리포니아 연료전지 시범사업(CaFCP) 참여를 계기로 연료전지차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지난해 4월에는 미국의 국책사업인 연료전지 시범운행 시행사로 선정되며 미국 정부로부터도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95년 FGV-1을 개발한 이래 2004년 클릭 하이브리드차를 선보이기까지 현대·기아차가 투자한 금액은 총 1000억원에 이른다.
현대·기아차는 올해말 성능이 향상된 MC(베르나 후속) 하이브리드차를 양산할 계획이며 오는 2010년까지 하이브리드차를 30만대 규모까지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GM대우와 쌍용차 등도 하이브리드차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GM대우는 내년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한 디젤차 `S3X`를 양산할 계획이다. GM대우는 모기업인 GM의 기술을 적극 활용, S3X의 개발에서 양산까지 전 공정을 주도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자동차그룹 계열로 편입된 쌍용자동차도 지난 2003년부터 하이브리드 차량 개발에 들어갔다. 특히 지난해 산자부 미래형 자동차 국책과제중 디젤 하이브리드 개발 주관사로 선정됐으며, 수년 내 양산차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미래차란..연료전지차와 하이브리드차 `각광`
세계에서 개발이 진행중인 친환경자동차는 직분사엔진차, 고성능·저배기가스 디젤차, 전기자동차, 태양광차, 하이브리드차, 연료전지차 등으로 다양하다. 하지만 최근 자동차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친환경자동차는 연료전지차와 하이브리드차다.
연료전지차는 수소와 산소를 결합해 물을 만들 때 나오는 에너지를 동력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통상 수소 자동차라고 불린다. 물 이외의 공해물질을 거의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친환경차의 최종단계로 인식된다.
벤츠가 지난 94년 최초 개발한 `네카1`은 차내 운전사와 조수석을 제외한 공간 대부분이 연료전지와 엔진 가동 장치 등으로 가득 차 있어 단순한 `실험차`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2년 뒤인 96년 등장한 `네카2`는 6인승 레저용차량(RV) 형태로 개발돼, 6명을 태우고도 최고시속 100km 이상으로 달릴 정도로 빠르게 발전했다.
BMW는 지난해 수소를 직접 연소해 최대시속 300km이상인 내연기관식 수소연료엔진차 `H2R`를 선보였다. BMW는 앞으로 3년안에 7시리즈 모델을 수소 연료엔진차로 내놓을 계획이다.
그러나 연료전지차는 수소연료공급기반이 구축되지 않아 당장은 실용화가 어렵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전문가들은 오는 2030년 수소전지 인프라가 구축되는 시점에서 보급이 일반화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하이브리드차는 가솔린엔진과 전기모터를 주행 상황에 따라 혼용해 구동하는 방식이다. 혼합, 복합 등을 의미하는 하이브리드(hybrid)라는 영어단어에서 유래됐다.
출발과 가속시에는 전기모터의 힘으로 출력을 높일 수 있으며, 일반주행시 충전된 전기모터로 저속 주행을 할 수 있어 연비가 높고 배기가스량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이브리드차 시장에서 도요타는 독보적인 존재다. 지난 97년 프리우스(사진) 판매를 시작한 이래 세계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판매량도 급증하고 있다. 양산 첫해 332대에 불과했던 프리우스 판매량은 지난해 13만5000대로 집계돼 7년만에 400배 가량 증가했다.
남충우 한국자동차공업협회 부회장은 "향후 자동차산업은 친환경자동차와 관련된 핵심기술의 확보가 생존의 관건이 될 것"이라며 "정부가 국민경제를 이끄는 자동차산업 육성을 위해 향후 10년간 매년 1000억원씩 총 1조원을 미래자동차 개발에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e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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