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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이슬러의 실패작
작성일
2007-05-14 10:12:19
조회수
1896
크라이슬러의 뛰어난 기술자 삼총사

1919년 어느 날, 제너럴 모터스의 회장실 문을 박차고 나오는 남자가 있었다.   제너럴 모터스에 소속된 뷰익의 사장 월터 크라이슬러였다.
월터 크라이슬러는 제멋대로인 제너럴 모터스 회장 듀런트에게 불만이 많았다. 회사를 알차게 키워 갈 생각은 않고, 다른 회사들을 마구 사들이며 덩치만 키우고 있으니, 정통 엔지니어 출신인 크라이슬러의 마음에 들리가 없었다. 결국 크라이슬러는 사표를 던지고 나왔다. 그러자 평소 그의 능력을 높이 산 경쟁 회사들이 그를 스카우트하려 애를 썼지만, 그는 모두 거절했다.
"이제 다른 사람 밑에서 잔소리를 들어 가며 일하지는 않을테다. 자동차 회사를 세우겠어. 듀런트, 두고 보시오!"

월터 크라이슬러에게는 프레드 제더를 비롯한 뛰어난 기술자 삼총사가 있었다. 월터는 그들과 함께라면 자동차 회사를 세워 성공할 자신이 있었다.
월터의 소망을 잘 아는 삼총사는 월터를 놀라게 하기로 하고, 버려진 공장에서 매일 비지땀을 흘리며 새로운 엔진을 개발하는 데 힘썼다. 드디어 1923년의 어느 날, 그들은 6기통 고압축 엔진을 완성하였다. 그들은 시치미를 뚝 떼고 아무 일도 없었던 양 월터를 공장으로 데리고 왔다.
"월터, 당신에게 줄 선물이 있어요."
그들은 엔진 위의 베일을 벗겼다. 새로운 엔진을 본 크라이슬러는 놀라움과 기쁨으로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래, 프레드. 바로 이거야!"

그들은 곧 시험 주행장으로 나섰다. 새 차른 다른 차들을 앞질렀고, 6기통보다 큰 8기통 엔진을 가진 고급자에도 전혀 뒤지지 않았다.  비싸지 않으면서도 8기통 고급차 못지않는 뛰어난 성능을 가진 크라이슬러의 새차는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갔다. 일 년 동안 3만 2천 대가 팔렸으니 대단한 성공이었다. 1925년, 월터 크라이슬러는 자신의 이름을 딴 크라이슬러 자동차 회사를 세웠다.

위대한 실패작 '에어플로'

크라이슬러 1호 차가 탄생한 지 3년째 되던 어느날, 크라이슬러의 기술 고문 칼 브리어는 날아가는 전투기를 보고, '자동차도 저 비행기처럼 매끄럽게 날아갈 수 없을까." 하고 생각했다.
'그래, 공기 저항이 적은 새로운 모양의 자동차를 만드는 거야.'
브리어는 월터 크라이슬러에게 그 생각을 말했다. 물론 크라이슬러는 대 찬성이었다.  그로부터 6년후, 한 대의 괴상한 자동차가 탄생했다. 바로 에어플로였다.
1927년 무렵만 해도 상자처럼 네모지게 생긴 자동차가 전부여서, 폭포수처럼 흘러내리는 그릴, 매끈한 모습, 부드러운 곡선 모양을 한 에어플로는 나오자마자 시비거리가 되었다.   그 당시로서는 상상도 못 한 차였기 때문에 어색하게 여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동차 발명 이후 제일 괜찮은 승용차이며 숨막히도록 참신한 스타일' 이라고 칭찬하는 소리도 들렸다.   크라이슬러는 에어플로를 좀더 확실히 선전하기 위해 기상 천외한 실험을 생각해 냈다. 높이 33m의 절벽에서 에어플로를 굴려 떨어뜨려도 차가 말짱하다는 것을 보이겠다는 것이었다.   그 소식을 들은 신문 기자들이 우르르 그 낭떠러지로 몰려 들었다. 만약 굴러 떨어진 후에도 말짱하다면, 그건 엄청난 선전이 되기 때문이었다.

하나, 둘, 셋!
33m 높이의 낭떠러지에서 곤두박질치며 떨어진 에어플로는 부서진 곳 하나  없이 시동도 잘 걸렸고, 잘 달렸다.     세계의 어느 자동차 회사에서도 일찍이 이런 실험을 한 적이 없었다. 이 대담무쌍한 실험 소식은 매스컴을 타고, 혹은 입에서 입으로 전 미국에 퍼져 나갔고, 여기저기에서 주문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크라이슬러가 미처 생각지도 못한 점이 있었다. 밀려드는 주문에 맞춰 차를 만들어 낼 시설이 부족했던 것이다. 결국 제 날짜에 차를 만들어 내지 못했고, 게다가 차에 문제가 생겨서 출고 날짜가 늦어진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주문은 뚝 떨어졌고, 차를 산 사람들은 반환해 달라고 아우성이었다.  결국 엄청난 손해를 본 에어플로는 나온지 3년 만에 사라지고 말았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로부터 20년 뒤, 에어플로의 유선형 자동차 세계를 휩쓸 줄은 미처 몰랐다.
에어플로의 실패와 상관 없이 크라이슬러는 여전히 '기술 제일주의'를  바탕으로 자동차 특허 75개를 따 내며 계속해서 차를 만들어 냈다. 1928년에는 닷지 사를 사들이고 플리머드와 데소토 자동차 회사를 만들어 여러 갈래의 회사를 거느리게 되었고, 플리머드는 시보레, 포드와 함께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차가 되었다.

1930년대에 이르자 제너럴 모터스가 미국 제일의 자동차 회사로 떠올랐다.  선두를 지키던 포드는 T형만 고집했기 때문에 차츰 밀려났고, 이 틈에 크라이슬러가 포드를 따라잡았다.  1937년이 되자, 제너럴 모터스가 미국 자동차 시장의42%를, 포드는 21%를, 그리고 크라이슬러는 25%를 차지하게 되었다.  그러나 1950 ~ 60년대에 이르러 크라이슬러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무리하게  해외로 뻗어 나갔고, 기름값을 절약해 주는 소형차 대신 대형차만 고집하다가 1970년대에 이르러 석유값이 크게 오르자 커다란 타격을 받았던 것이다. 크라이슬러는 외국에 있는 자회사들을 처분하고 공장을 줄이는 등 온갖 노력을 다했으나, 이미 기울어 가는 회사의 운명을 바로잡을 수는 없었다. 
1970년대 중반에 이르러 크라이슬러는 빅3의 이름뿐인 세 번째를 차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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